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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투데이] 한양도성부터 남산의 부장들까지...답사기 발간 - '서울역사답사기5'에서 전문가 및 시민과 함께 했던 7개의 주제별 남산 답사…
  • 기사등록 2021-11-06 09:45:33
  • 기사수정 2021-11-08 04: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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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투데이 황소정 기자] 온 세상을 물들인 단풍 구경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단풍 구경을 ‘놀이’라 부르는 것은 천천히 풍경을 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계절을 만끽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인 것 같다.


서울의 단풍 명소 중에는 한양도성 내사산의 하나인 남산도 있다. 이번 가을 남산에 풍성하게 그려진 역사를 찾아보며 찬찬히 남산을 걸어보면 어떨까?


서울의 중심부를 둘러보면 어디에서나 보이는 것이 있다. 지금은 N서울타워로 불리는 이른바 남산타워이다. 커다란 전파송출탑은 밤에는 조명으로 빛이나고 드라마나 뉴스에도 자주 등장해 남산의 상징, 서울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남산타워 앞 팔각정 터가 조선시대 봄가을 초제를 지냈던 목멱신사라는 사실이나 광복 후 국회의사당의 건립후보지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서울역사답사기는 역사학자와 서울시민이 서울 곳곳을 돌아보고 매년 답사기를 발간하는 서울역사편찬원의 프로젝트다. ‘서울역사답사기5 –남산 일대’는 인왕산ㆍ북악산ㆍ낙산 일대에 이어 마지막 내사산인 남산을 답사한 결과물이다.


이번 책에서는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남산을 살펴보고 있다. 중구 명동, 회현동, 필동, 장충동, 후암동, 한강로동, 동부이촌동 등 남산 인근을 구석구석 정리했기 때문에 7개의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서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에 관심이 있다면 한양도성과 남산에 살았던 선비들의 풍류의 자취를 찾아 답사해보길 바란다.


숭례문부터 시작해 남산공원 백범광장, 팔각정, 봉수대 등 한양도성길을 따라 걷는 코스이다. 오르막을 따라 백범광장까지 걸으면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성벽유적을 전시한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국가제사를 지낸 목멱신사 터였다는 팔각정 등 볼거리가 제법있다.


한양도성 성돌에서 석수의 이름이나 지역명이 적힌 각자성석을 찾아보는 답사를 하는 또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잘리고 헐린 성벽이지만 유서깊은 서울역사를 되짚을 수 있는 코스이다.

남산 자락에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흔적도 남아있다.


남산에 살았던 이름난 선비로는 동악시단을 만든 이안눌, 남산 주변에 집을 짓고 살았던 정약용, 오성과 한음으로도 유명한 이항복도 있다.


또한 대를 이어 명문세가를 이뤄 회동정씨로도 불렷던 동래정씨 일가와 관련한 일화도 있다. 장충단 비, 동악시단비, 노인정터, 쌍회정 터, 회현 은행나무 등 지금은 그 자취들이 어렴풋이 남았지만 도성 사람들의 터전이 되었던 남산을 새롭게 살필 수 있다.



▲ 문화역서울284(구 서울역) 앞 강우규 의사 동상

두 번째 주제는 남촌을 통해 남산 들여다보기 이다. 일제강점기 남촌이라 불린 일본인들의 흔적과 이들과 투쟁했던 독립군의 걸음을 따라 가보자.


명동역 9번 출구에서 시작해 회현동을 거쳐 회귀하는 코스이다. 이 일대에는 명동예술극장(옛 메이지좌),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옛 조선은행), 신세계백화점 본점(옛 미츠코시백화점), 남대문로 2층 한옥상가, 문화역서울284(옛 경성역) 등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까지 자리하고 있는 건물들이 많다.


또한 남창동 봉제골목과 회현역 일대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소위 문화주택이라 불렸던 건물들이 남아있다.


일제 침략의 터전인 만큼 나라를 찾기 위한 치열한 독립운동의 기운도 서려있다. 명동성당 앞에서 이완용을 처단하고자 했던 이재명의 의거 터를 살펴보고, 전재산을 희사해 항일투쟁에 헌신한 이회영ㆍ이시영 6형제 집터,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진 나석주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은행 앞 광장에 작은 표석으로 남은 3.1운동 당시 항거의 모습과 노장투혼을 펼친 옛 서울역 앞 강우규 의거터까지 거리마다 독립의 혼이 담겨있다.



▲ 통감관저터와 거꾸로 세운 동상을 답사하고 있는 시민들


세 번째 주제는 남산의 그림자를 따라가보는 답사 코스이다.


명동 1번 출구로 나와 언덕을 올라 서울유스호스텔까지 길을 걷다보면 1905년 일제가 통감부를 두며 만든 통감관저 터가 있다. 최근 ‘국치길’로 명명된 소파로길을 따라 걷다보면 오늘날 숭의여자대학교, 남산원 등이 일제강점기 경성신사, 노기신사 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민지배의 정점은 남산의 경관마저 바꿔버린 조선신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소파로의 연원이 조선신궁의 동참로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일상에서 지나쳤던 역사의 무게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일제가 떠난 남산의 공간은 다시금 권력과 관련한 상징물로 다시 채워지게 되었다. 조선신궁 자리에 세웠다 4.19혁명으로 사라진 이승만 동상, 산업화 시기 서둘렀던 서울 개발의 흔적인 회현제2시범아파트도 있다.


소파로를 따라 남산제1호터널까지 서울소방재난본부ㆍ서울유스호스텔ㆍ서울특별시 남산별관은 ‘남산간다.’로 상징되었던 중앙정보부 권력인 남산의 부장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마지막으로 남산을 답사한다면 오늘날의 용산, 남산의 지맥인 둔지산 부근의 역사도 살펴보면 좋다.


용산하면 떠올릴 수 있는 단어는 이방인이다. 조선시대 이곳은 양화진을 대신하여 개시장으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일제 때는 일본인들이, 광복 후에는 미군들이 점유한 땅이 되었다.


삼각지역에서 용산역 사이에는 일제강점기 용산에 거주했던 거류민이 남긴 낡은 건물들, 일제가 침략을 위해 건설하며 철도 클러스트를 이루었던 용산역ㆍ용산철도병원ㆍ용산철도관사 등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광복 이후 38도선을 내려온 월남민들이 만든 해방촌이나 미군기지가 들어서며 통째로 터전을 옮겨야 했던 둔지미 마을의 역사도 답사를 하며 살펴볼 수 있다.


용산 미군기지는 현재 공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장교 관사로 사용되던 용산공원 부분 개방 부지가 시민에게 개방되었지만 아직까지는 예약 등을 통해서만 방문할 수 있는 시설이 많다. 부록에서는 용산 일대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기를 희망하며 김두한이 수감되기도 했다는 용산 위수감옥, 한미연합사령부대 등 주요 시설 답사기를 수록하기도 했다.


이 책은 시민들의 휴식처로 친숙한 남산의 다양한 역사를 소개했다는 점이다. 과거 고지도와 현장사진을 풍성하게 수록하여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게 했다는 점, 책을 따라 답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한 주제별 코스 지도를 수록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 원장은 “이번 답사기를 통해 남산에 담겨진 밝기도 어둡기도한 서울 역사을 알아보는 것은 보다 생생하고 또렷한 2천년 역사도시 서울의 다양한 면모를 공감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dt201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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