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병에서 고침 받은 남자'-첫 번째 이야기
글/ 양의탁 목사
그랜드 래피즈 고백교회(Go Back Church) 담임목사
미국에 이민 온 이후, 첫번째로 만난 교회를 열심히 섬기기 시작한 지 거의 10개월쯤 지난 2008년도 어느 여름 날, 나는 설비배관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작은 광고를 내고 전화를 받으면 방문하여 그 집의 설비배관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 주고 돈을 받아 생활비의 일부를 충당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여자 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아파트 화장실의 양변기와 바닥 타일을 교체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들의 경제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니 적은 비용으로 잘 해달라는 이야기를 더하기도 했다.
나는 주님께서 주신 기술로 하는 이 일을 사역의 하나로 생각하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했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하고 그 여자 분의 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그 여자 분은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하고 있었고, 남편은 병이 들어서 집에서 쉬고 있었다.
약속된 시간에 그 분의 아파트를 방문하여 주차장에서 전화를 했는데 아무도 응답이 없어서 혹시 남편분이 잠을 자고 있나 싶어서, 2층에 위치한 그 분의 아파트를 향해 밖에서 다소 큰 소리로 그 남편분의 이름을 불러 댔다.
그러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런데 아파트 밖의 잔디밭 가장자리에서 어떤 분이 “화장실 고치려고 오셨나요?” 하면서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자세히 보니 온 몸과 얼굴이 아주 검은 흑인 같은 노인이었다. 온 몸이 너무 시커메서 외국인인가 하고 자세히 보니 한국사람 같이 보였다.
그런데 너무나 얼굴이 검디검어서 아마도 햇볕에 타고 연세가 많아서 검은가 보다 하고 “네, 서인성씨 이신 가요?” 물었더니 ‘맞다’고 말했다. 안내를 받아 2층으로 계단을 올라가는데 나보고 먼저 가라고 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 당신이 앞서 가면서 안내를 해 주길 바랬는데, 먼저 가라고 하니 다소 난감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유가 있었다. 그 남자 분은 계단 하나를 올라가는데 한 참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었다. 두 계단을 계속 오르면 3분 정도는 쉬어야만 또 한 계단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이 약했다.
그래서 기다리지 않고 일단 먼저 올라가서 화장실 공사를 위해 작업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기본적인 집에 대한 정보를 물은 후 바로 공사를 시작하였다.
다음날도 미진한 잔여작업을 마치기 위해서 역시 아내와 함께 방문했고 요구한 화장실 공사를 모두 성공리에 완료했다.
작업 중에 아내가 아파트 내 거실에 있는 그 노인의 가족사진들을 둘러본 모양이다.
내게 와서 하는 말이, “여보 저기 누워서 쉬고 있는 저 노인이, 노인이 아닌가 봐, 사진을 보니까 젊은 사람인데… 아마도 몸이 아파서 늙어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아마 당신과 비슷한 나이인 것 같아” 하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나는 “말도 안 되는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마무리 작업이나 돕지 왜, 남의 사진은 둘러보고 그러는 거야” 답했다.
당시에는 정신없이 바쁜데 할 일 없이 남의 가족들 사진이나 보고 다녔나 싶어서 약간 짜증이 났었던 것 같다. 작업을 마치고 아파트를 나서려고 하는데 온 몸이 시커멓게 검은 노인께서 자신이 피곤해서 그만 쉬어야 한다며 소파 위에 누었다.
나는 편히 쉬시라며 장비를 챙겨서 나가려 는데 아내가 “여보 당신이 저 분을 위해서 안수기도를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무슨 소리냐며 그냥 나서려고 했는데 한사코 안수기도를 해주라고 하였다. 그 사람이 너무 불쌍하다는 것이다. 아직 40대 젊은 나이인 것 같은데 80도 넒은 곧 죽을 노인같이 보이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사코 안수기도를 부탁했다. 나는 짜증이 났다.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마음 속에서 나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봐 당신은 사람을 좀 보면서 얘기를 해. 당신 눈에 이 사람이 내가 기도한다고 해서 나을 것 같아? 기도해 줄 만한 사람에게 기도도 하는 것이지, 이 사람은 곧 죽을 사람이야. 만 가지 약이 다 무효한 사람이야. 보면 몰라?” 이렇게 말이다.
그래서 거실에서 현관문 쪽으로 발을 옮기려고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발이 떨어지질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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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3-03-26 12:3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