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에 결성되어 90년대 중후반까지 큰 인기를 누렸던 슈퍼밴드 '서울재즈쿼텟'이 지난 8월 26일 해체 25년 만에 재결성 공연을 성공리에 끝내고, 다가오는 10월 21일(금) 가을밤 앙코르 무대에 나선다.
첫 공연의 프로그램을 무려 백여 곡의 후보 중에서 추려내었던 만큼 이번 공연에서는 또 다른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큰 감동을 남긴 8월 콘서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다음 공연 계획이 없느냐’는 문의가 기획사로 쇄도했고, 매진으로 관람기회를 놓친 음악팬들을 위해 다시 무대를 마련하게 된것이다.
순수 한국재즈밴드, 그것도 연주그룹의 단독 콘서트가 천석짜리 대형콘서트홀(마포아트센터)을 매진시킨다는 것은 지극히 드믄 일이었다.
서울재즈쿼텟의 인기비결은 1980~90년대 재즈를 사랑했던 중장년 팬들이 많다는 점과 팀의 멤버 개개인이 한국재즈계를 이끌어온 스타뮤지션들이기 때문이다.
"서울재즈쿼텟은 어떤 팀인가"
재즈명장 4인으로 뭉친 서울재즈쿼텟은 멤버 개개인이 대한민국 재즈의 선구자들이다.
국가대표 색소포니스트로 꼽히는 이정식을 프런트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전성기 드러머였던 김희현, 한국의 빌 에반스로 통하는 피아니스트 양준호, 수많은 후배연주자들에게 교과서가 되었던 '재즈 베이스 교본'의 저자 장응규가 그 들이다.
가요일변도의 그룹사운드들이 활동하던 1980년대 후반, 재즈를 천명하고 나선 그룹이 서울재즈쿼텟이었다.
색소폰, 피아노, 베이스, 드럼으로 뭉친 4중주(Quartet). 이들은 재즈밴드로서는 유일하게 대형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서울재즈쿼텟은 근 10년을 활동했고 90년대 이후 한국의 재즈문화가 활성화되는데 있어 주도적인 열할을 했다.
밴드의 멤버들은 레코딩 세션맨으로도 활동하며 가요음반 곳곳에 재즈적인 사운드를 제공했고 우리 대중음악 발전에도 기여했다.
"어떻게 다시 모이게 되었나" 통하는 사람끼리 인연을 놓아주었을까?
그 시절 서울재즈쿼텟의 라이브를 보면서 재즈 사랑에 빠졌던 이들이 30년 전의 그들을 다시 소환했다.
재즈 공연기획사 플러스히치(김충남 대표), 재즈평론가 남무성, 재즈보컬리스트 웅산(한국재즈협회장)이 뜻을 모았다.
어느덧 60~70대 나이가 된 서울재즈쿼텟의 멤버들. 그리고 콘서트홀을 가득 메워준 청중들.
세상이 이렇게 변했고 서울재즈쿼텟은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22년 6월 19일 토요일 저녁, 서울재즈쿼텟의 전성기 멤버 4인방이 해체 후 25년 만에 한 팀으로 연주했다.
이 공연은 (사)한국재즈협회 후원기금 마련을 위해 진행되었고 장소는 남무성 평론가가 운영하는 서울 합정동 소재 재즈바 '가우초'였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들로부터 재즈를 배워 데뷔했던 후배뮤지션들에게 큰 뉴스가 되어 단 이틀 만에 좌석이 매진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서울재즈쿼텟은 정식 콘서트까지 펼치게 되었다.
욕심 없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겠다며 다시 모여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척박했던 한국재즈계에 일대 도약과 중흥기를 견인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었던 서울재즈쿼텟. 다시 만남을 계기로 더 많은 팬들에게 관록과 추억의 무대를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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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2-10-18 13:3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