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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 설이를 만나다] '쥰르앙 자브종' 설이입니다!
  • 기사등록 2022-07-06 19:12:40
  • 기사수정 2022-07-06 19: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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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시민기자] '얘는 무슨 종이에요?' '얘는 종류가 뭐에요?'


몸의 무늬는 시츄와 같고 얼굴은 말티즈와 같고 크기나 체형은 웰시코기 같고 알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우리 강아지 이름은 설이입니다.


설이는 쥰르앙자브종입니다.



▲ (사진: 이혜원 시민기자 제공)


혹시 시고르자브종이라는 말 아시나요? 시골 잡종이라는 뜻으로 믹스견 강아지들을 귀엽게 부르는 말입니다. SNS에서 #시고르자브종 을 검색하면 수많은 믹스견 강아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설이 역시 믹스견이며 유기견입니다. 하지만 시고르자브종(시골잡종)이라기엔 설이는 서울에서 쭉 살았습니다. 그럼 도시잡종이라고 봐야하나 싶었지만 도시라는 표현은 중랑천과 봉화산에서 주로 산책하는 설이를 표현하기에는 무언가 맞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함께 중랑구에서 믹스견을 키우는 생강이 보호자님과 이 이야기를 하던 중, “우리는 '중랑잡종' 쥰르앙자브종이라고 하자!” 라고 하며 '#쥰르앙자브종'을 만들었습니다.


쥰르앙자브종 설이는 2018년 우리 집의 공주님으로 찾아왔습니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했기 때문에 종은 알 수가 없었으며 설이는 당시 추정 7개월, 3kg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몸무게는 10kg에 육박하는 중형견으로 건강하게 성장하였습니다.


유기견 출신으로 설이는 정말 운이 좋은 편입니다.


첫 번째 행운은 수도권 내에 있는 보호소에 있었기 때문에 입양기회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지방의 경우 입소되는 강아지 수에 비해 입양문의가 매우 적기 때문에 많은 지방도시에서는 입양의 기회도 얻지 못하고 태어남과 동시에 철창 안에 갇혀 있다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두 번째로는 사진을 찍어서 사이트에 올리며 입양홍보를 해주는 분이 계신 보호소에 있어 덕분에 우리가 발견할 수 있었고, 가족이 될 수 있었습니다. 나름 설이는 이름도 지어주고, 장난감도 있고 옷도 입혀주는 분들이 계신 보호소에 있었으니 꽤나 럭셔리했던 편에 속합니다.


가장 감사한 일은 설이는 생명에 치명적인 질환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자 없는 상품을 만드는 펫 샵과 달리, 보호소에서는 서바이벌그 자체입니다. 파보나 심장사상충 같은 질병들이 한번 유행처럼 보호소를 휩쓸고 가면 면역력도 약한데다 간단한 접종도 맞지 못한 새끼들은 손도 써보지 못하고 죽어가기 일쑤입니다.


그렇다고 입소하는 모든 강아지에게 몇 십 만원씩 하는 예방접종을 해줄 수도 없습니다. 물론 설이도 처음에는 귀에 염증도 있었고, 피부병도 있어서 온 몸에 털을 싹 밀기도 했죠. 그때 가족끼리 아이고 털 깎았더니 세상 못생겼다! 사기 당했다!”하고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몇 달 간 병원을 오가면서 지극정성으로 돌보았고 금세 설이는 깨끗하게 완치되었습니다.



▲ (사진: 이혜원 시민기자 제공)


누군가는 말합니다. "초보자는 유기견 키우는 거 아니래" 이 말은 틀렸습니다. "누구나 함부로 반려동물을 키우면 안 된다"로 바꿔야합니다.


가족은 공짜로 얻어지지 않습니다. 사람끼리도 서로 조율하고 평생 같이 살았음에도 늘 다투지 않나요?


저희 가족 역시 처음에는 강아지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 족발 뼈를 주어서 설이가 먹고 수술할 뻔한 적도 있고, 산책하다 하네스가 벗겨져 설이를 잃어버릴 뻔한 적도 있습니다. 우당탕탕 그 자체로, 설이가 지금까지 무사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설이 역시 처음에는 문제덩어리로 보였습니다. 아무 곳이나 배변을 하고, 가구를 긁고, 장판과 벽지를 물어뜯고, 슬리퍼를 물어뜯고 삼켜서 토하기도 했습니다.


설이와 함께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훈련사분들로부터 교육도 듣고, 유튜브에 많은 동영상들로 공부해야했습니다.


하지만 노력의 가치는 있었습니다.


지금은 설이를 보고만 있어도 행복합니다. 함께하는 순간이 소중합니다. 설이 덕분에 중랑천 반려견 놀이터의 보호자 분들부터 옆집 초등학생까지 좋은 인연들도 만났습니다.

모두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또 한 번 가족이 되었다면 끝까지 맞춰나가는 노력으로 반려동물을 대하면 좋겠습니다.




lhw91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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