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탁 목사의 ‘코로나 시대, 기독교인들을 위한 신앙가이드’]
'간증: 강제추방 직전에서' 4편
글/ 양의탁 목사
미국 Assemblies of God (A/G) 한국총회 소속 목사
고백교회 담임목사 (美 시카고 지역)
“주님, 성령님, 살려주세요. 내가 어리석고 경솔하여 이런 사태를 초래했습니다. 한번만 살려주세요. 어떻게든 이 난관이 지나가게 해주세요. 제가 추방당하면 우리 가족은 큰 고난에 빠지게 됩니다. 주님, 영주권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웬 날벼락입니까?
제발 저 경찰관의 마음을 주장하시고 그 머리 회전을 정지시키시고 아무 생각이 없게 하셔서 판단과 분별이 안 되게 해주세요! 아이고 성령님, 살려주세요.”
그렇게 간이 콩알만 해져서 발버둥치며 애원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표정과 자세는 아주 태연해야만 했다.당황하거나 안절부절 함으로 그에게 의심을 불러 일으켜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 냉정히 생각할 때 그러고 말고 할 것이 없이 사고는 이미 터져버린 상황이었다.
내 운전면허증은 공항경찰관의 손에 들려 있었고 그는 운전면허증에 나와 있는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했고 컴퓨터 화면을 통해서 나의 모든 개인신상 정보를 들여 다 보고 있었다.모든 것이 끝나버린 상황이었다.입술이 바싹바싹 말라버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그 경찰관이 멍하니 그저 화면만 보고 있는 것이다.그저 멍하니 화면과 운전면허증을 교대로 쳐다보며 있었다.
나는 뭔가 신비로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느꼈다.그러나 마음은 두려워 미칠 지경이었다. 철망유리창 너머에 앉아있는 경찰관이 한참 동안 나의 운전면허증과 컴퓨터 화면을 쳐다본 후 나에게 물었다.
“당신의 신분이 무엇 입니까?”
순간 나는 얼음이 되어버렸다. 가슴이 공닥공닥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태연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여유롭게 보여야 한다고 믿었다.그 래서 태연스럽게 말했다.
“F1(노동하면 안됨) “ 즉 유학생비자란 뜻이다. 그랬더니 그가 대답했다.
“F1 ? 당신은 학생입니까? “
나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자책하는 소리가 영혼 저 깊은 곳으로부터 터져 나왔다. 나의 실수, 나의 경솔함, 나의 무분별함으로 죄 없는 우리 가족들이 생이별을 하게 되었구나. 보호자를 잃은 아내와 자식들이 이제 통곡하며 대충 보따리를 싸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겠구나.
아무것도 없이 거지가 되어 패잔병처럼 부모형제, 친지들을 대하게 되었구나.
시카고를 향할 때는 하나님의 큰 용사가 되어 나라라도 구할 것처럼 당당하게 떠나더니, 몇 년 만에 거지가 되어 돌아왔다고 그들은 나를 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조롱하겠구나.
그리고 나면 어떻게 그들을 설득해서 천국가게 하겠는가?
이런 저런 생각이 파도처럼 짧은 순간 밀려들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 경찰관은 또 한참을 멍하니 내 운전면허증과 컴퓨터 화면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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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ailytoday.co.kr/news/view.php?idx=61925기사등록 2022-01-08 1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