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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투데이-갤러리365] 우리가 몰랐던 그곳, 그 시절...'류은규 간도사진관', 12월 개최
  • 기사등록 2021-11-22 08:53:58
  • 기사수정 2021-11-22 08: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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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투데이 황소현 기자] 만주지역 중국 동포의 실생활 면면을 카메라에 담은 류은규 간도 사진관 전시회가 오는 12월 8일부터 21일까지 문을 연다.


우리가 몰랐던 그곳, 그 시절


1993년부터 나는 중국 동북 삼성(만주지역)을 돌며 재중 동포(중국 조선족)를 촬영하고, 지난 역사를 증명하는 자료사진이나 기념사진을 수집하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사진은 해방 전부터 1980년대까지 대략 반세기 동안의 기록물이다. 한중수교 이전 우리는 재중 동포의 삶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고, 수교 이후엔 우리의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기에 바빴다.


[류은규 간도사진관]은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삶, 재중 동포가 겪어온 시대와 걸어온 노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아카이브 사진전이다. 오래된 사진을 보는 재미를 느끼면서 그 속에 담긴 재중 동포의 희로애락을 읽어내며, 그들과 마음을 함께하는 정겨운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 사진: 류은규 작가 제공)


류은규의 사진사회학


간도는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시절에 힘든 유랑민이 넘어가서 고생했다는 동토凍土의 이미지로만 인식되어있는 점을 나는 늘 아쉽게 생각한다. ‘간도가 만주국 간도성이 되고, 연변조선족자치주가 되었던 과정에 대해서도 우리는 잘 모르는 채 지내왔다.


중국에서 오랜 세월 동안 학생들한테 사진을 가르치고, 현지 사진가들과 교류했던 나는, 그 동안 재중 동포가 살아온 역사의 흔적을 사진으로 증명한 [잊혀진 흔적- 사진으로 보는 조선족 100년사]APC KOREA2000년 출간이라는 책이나 전시로 옛 사진 자료를 발표해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간도사진관'사건을 연대별로 나열한 '편대사'가 아닌, 사진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록성과 의미를 통해 그들의 삶을 더 깊게 이해하고자하는 시도다.


간도는 원래 우리 민족이 집단 거주한 땅을 일컫는 지명인데, 나는 여기서 간도를 흑룡강, 요녕, 길림 등 동북 삼성의 재중 동포를 가리키는 상징적인 단어로 정의하고자 한다.


사진관은 지난 시절엔 기록을 남기기 위해 필수적인 역할을 했던 곳이다. 우리도 불과 40여 년 전만 해도 한 장의 사진을 얻으려면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했고,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관을 찾아야만 했다.


사진관은 초상사진은 물론, 결혼식이나 환갑 같은 가족 행사나 학교 행사, 광고, 풍경, 사건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었다. 또한, 전문 교육기관이 없었던 시기 사진관은 사진 전문가를 양성하는 역할도 지니고 있었다.


[류은규 간도사진관]30년에 걸쳐 내가 중국 동북 삼성을 다니면서 모은 옛 사진을 정리하고 구성한 시리즈다. 재중 동포의 삶을 취재하면서 자칫하면 흩어지고 없어지기 쉬운 개인 소장의 사진을 모으기 시작했다. 인화지, 필름, 유리건판 등 합쳐 5만 장에 이르는 사진이 내 손에 있다.


해방 후 반세기 가까이 우리가 몰랐던 재중 동포의 삶이 그들의 손으로 기록되었다. 국공내전, 항미원조, 정풍운동,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개혁개방 등 격동의 시대를 어떻게 겪었는지, 오래된 사진 하나하나가 생생한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



▲ ( 사진: 류은규 작가 제공)


역사에 대한 기록물이 모두 문자로만 이어지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특히 근현대사는 사진이나 영상 기록이 오히려 자료의 주인공이 되는 시대다. 1830년대 말 탄생한 사진술이 우리나라에 신미양요 무렵에 들어왔고, 그 후 우리 근대사의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모든 영역에서 사진이 중요한 기록물로 존재해왔다. 기록만이 사진가의 역할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의식을 가지고 오래된 사진을 다루고 후대에 인도하는 것 역시 사진가의 또 하나의 임무이자 역사에 대한 책임이라 믿는다.


개인의 기록이 정리되면 자료가 되고, 자료가 모여 시간이 흐르면 사료史料가 되는 현장에 함께함으로 나는 사진가로서 더없는 즐거움과 책임감을 느낀다. [간도사진관] 시리즈로 나는 사진가의 시각으로 사진을 읽어내고 시대를 읽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나의 사진사회학이다.




allen91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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