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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탁 목사의 '신앙 간증'] ' 점쟁이 어머니 ' 1편
  • 기사등록 2021-05-09 13:18:56
  • 기사수정 2021-05-09 22: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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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의탁 목사의 ‘신앙 간증’ ]


점쟁이 어머니 ' 1'



/ 양의탁 목사

미국 Assemblies of God (A/G) 한국총회 소속 목사

고백교회 담임목사 (시카고 지역)




우리 부부는 19941월에 결혼을 하고 광명시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런데 겨우 두 달 정도 지났을 무렵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홀로 되신 어머니를 전라남도 나주군에 소재한 시골집에 홀로 남겨둘 수가 없어서 우리가 모시게 되었다.


형제가 42녀인데 큰 형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32녀가 어머니를 잘 모셔야 했는데, 셋째 아들인 내가 모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젊어서 일찍 남편의 병환으로 생활전선에 뛰어 든 어머니는 관절염에 당뇨, 그리고 약간의 치매와 혈액순환이 잘 안됨으로 손발이 저리는 등 전반적으로 매우안 좋은 상태였다.


더구나 어머니는 알코올 중독이었다. 젊어서 노동 품팔이로 생계를 유지해야만 했던 어머니는 힘든 노동의 하루일과를 견디기 위해서 일찍이 술을 배웠고 그 결과 우리집에 오셨을 때에는 알코올 중독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우리 부부는 열심히 어머니를 치료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방법들을 동원하여 시도했고 결과는 아주 좋았다. 보통 술을 드시면 2홉짜리 소주 1병은 게 눈 감추듯 하시는 어머니를 하루 소주잔으로 3잔만 마셔도 괜찮도록 요양을 해드렸다.


그렇게 관리를 해드린 지 1년쯤 후에는 아예 술을 드시지 않아도 힘들어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건강해졌고 맑은 정신에 우리들과 대화도 많이 하시면서 함께 살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보통은 늦은 아침식사를 하시고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나 아니면 단지 밖의 길가에서, 채소나 나물 파시는 할머니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시던 어머니가 밤이 늦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종종 밤 늦게 들어오실 때가 있다고 했다.


보통 그러실 때면 술을 몇 잔 드신 것 같았다고 했다. 나는 곧바로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 그런데 아파트단지 내외 구석구석을 다 찾아 다녔지만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해가 져서 어둑어둑 하자 나는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아파트 단지 밖 길가에서 채소를 파시는 할머니들에게 물어보고자 찾아 나섰다.


거의 다 귀가하셨고 두 분 정도만 남아 있었다. 그 분들은 채소를 땅바닥에 널어놓고 마지막 손님을 기다리고 계셨다. 나는 채소를 다 구입해 주면서 우리 어머니 행방을 물었다.대답을 꺼려하시는 것이 여간 수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할머니를 살살 설득하였다.


결국 채소 파시는 할머니를 통해서 어머니의 행방을 알아내긴 했으나, 오히려 마음이 더욱 불안해졌다. 그 할머니의 말씀은 종종 서울에서 우리집이 있는 인천 계산동으로 검은색 고급 승용차가 아침이나 아니면 정오 즈음에 온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주 부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어머니를 어딘지 모를 곳으로 모시고 갔다가 저녁 무렵이 되면 다시 모시고 온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누가? ? 무엇 때문에 우리 어머니를 모시고 가느냐는 질문에 할머니는 뭔가를 아시는 듯했으나 말을 조심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인내를 가지고 할머니가 아시는 범위 내에서 말씀해 주시기를 간청했다. 자식이 자신의 어머니가 낮 선 사람들과 어딘가를 다니신다는 것이 얼마나 걱정되는 일이겠느냐고 말씀드리고 아시는 바를 조금이라도 알려 달라고 부탁을 드리자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짧은 한마디를 해 주셨다.


저기. 거기 어머니가 점을 잘 친다고 하던데


나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고 믿을 수도 없었다. 우리 어머니는 이런 저런 말이 많지 않은 분이셨고, 누구에게 충고나 덕담 같은 것도 할 줄 모르는 분이었다. 그저 자식들 먹여 살리려고 젊은 때부터 최근까지 노동 품팔이로 골병이 들어 지금은 치매기까지 있는 평범한 할머니였다. 그런 어머니가 무슨 말로 남들의 궁금한 점을 알아서 점쳐 주겠는가 싶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무슨 일인지 너무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어머니를 눈이 빠져라 기다렸다. 아파트 출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놀이터 방향에서 어머니가 비닐봉지에 무언가를 사가지고 술을 하셨는지 약간은 비틀거리면서 걸어오셨다. 그런데 오시다가 내가 기다리는 것을 보시고는 깜짝 놀라며 그 자리에서 걸음을 멈추고 다가오질 못하셨다.


내가 어머니 어디를 갔다가 이렇게 늦으셨어요? 도대체 어디를 다니시는 겁니까? 누굴 만나고 다니세요?” 하고 물으니 그냥 별일 아니다며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셨다.


아무래도 뭔가 문제가 있다 싶어서 어머니 방에 함께 들어가서 자초지종을 조곤조곤 물었다. 어머니는 그냥 아는 사람들이 자신을 데려가서 푸짐하게 대접을 해주었으며 그때마다 용돈도 줘서 채소 파는 할머니들도 나눠주고 아내에게도 용돈을 주고 손자, 손녀에게도 과자 사 먹으라고 돈도 주고 하셨다고 말했다.


사실 어머니는 전라남도 광주시 남쪽 근방의 시골에서 올라오신 분으로 서울근교 그 어디에도 아는 분이 없으신 분이다. 그래서 채소 파는 할머니에게 들었던 얘기를 꺼냈다.


점을 친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했더니 깜짝 놀라시며 당황하는 표정이다. 모든 얘기를 자세히 거짓 없이 말씀하시라고 하자 어머니는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다 풀어 놓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그날로부터 수개월 전으로 돌아간다.


갑자기 어머니는 환상 같은 것을 보게 되었는데 생시에 아무 때나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했다. 그 현상은 사람들을 바라보면 그 사람 머리위에 큰 영상 화면 같은 것이 생기면서 그 사람이 살아온 일생이 필름처럼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비춰 지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일들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기겁을 하며 놀라고 몰려든다는 것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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