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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의 클래식 칼럼] 어머니가 들려주는 노래 <2>: 드보르작 ‘내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브람스 ‘자장가’
  • 기사등록 2020-10-13 14:13:55
  • 기사수정 2020-10-13 14: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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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들려주는 노래: 드보르작 내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브람스 자장가


안톤 드보르작의 연가곡집 집시의 노래중 '내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 op.55,4


요하네스 브람스의 '자장가' Op.49,4



음악 칼럼니스트) 여명진 크리스티나

現) 독일 뮌헨 대교구 소속 가톨릭 교회음악가 및 지역 음악감독

유로저널 독일부 기자




안톤 드보르작의 연가곡집 집시의 노래중 "내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 op.55,4


작곡가 안톤 드보르작은 30대 시절 세 아이를 차례로 잃고 슬픔에 잠겨있었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에는 어머니마저 곁을 떠나고 없었으니 지독히도 외롭고 고독했으리라. 보헤미아의 집시이자 시인이었던 아돌프 헤이독의 시에 선율을 붙였다.


어머니가 나에게 가르쳐주신 노래 / 오래전 지나가 버린 어린 시절 /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네 / 제 내 아이들에게 그 노래 들려주노라니 / 내 그을린 두 뺨 위로 / 한없이 눈물이 흘러내리네 / 보석 같은 기억 속에서 흘러나오는 눈물


가사와 달리 이 노래를 들려줄 자식도, 기댈 어머니도 모두 떠나보낸 드보르작의 서글픔이 느껴지는 애절하고 구슬픈 멜로디이다. 어머니를 여읜 자식으로서의 그리움과 자식을 잃은 부모로서의 안타까움이 담긴 이 노래가 작곡가 자신의 마음에도 작은 위로가 되었기를 바래본다.



▲ ( 사진: pixabay )



요하네스 브람스의 "자장가" Op.49,4


드보르작에게 어머니의 기억이 두고두고 꺼내들을 노래가 되었던 것처럼, 많은 이에게 어머니가 불러주는 노래이자, 세상에 태어나 듣게 되는 첫 노래는 어쩌면 자장가일 것이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세상의 빛을 보기 전 뱃속에서부터 익숙해진 어머니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자장가만큼 안락함을 주고 안정감을 주는 노래가 어디 있을까?



▲ ( 사진: 여명진 크리스티나 )


베르트 모리조의 그림 '요람'에서 보듯 여인의 얼굴은 젖먹이를 재우느라 밤새 잠을 못 잔 탓인지 피곤해 보이지만 턱을 괴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요람 속 아이는 벌써 자세부터 엄마와 닮아있다.


행여나 스치는 바람 자락에도 뒤척일까 고이 품에 안고 수없이 귓가에 흥얼대었을 자장가.


잘 자라 내 아기 내 귀여운 아기 / 아름다운 장미꽃 너를 둘러 피었네 / 잘 자라 내 아기 밤새 편히 쉬고 / 아침이 창 앞에 찾아올 때까지


Guten Morgen, Gute Nacht 독일어의 아침인사와 밤인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잘 자라 우리 아가~ 앞 뜰과 뒷 동산에~’로 기억되는 모차르트의 자장가만큼이나 익숙한 노래이다. 친구 베르타 파버의 아들이 태어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쓴 이곡은 단언컨대 브람스가 작곡한 작품 중 가장 사랑스럽고 대중적인 노래가 아닐까 싶다.


나의 어머니, 당신은 막 꿈나라로 떠나려던 어린 천사들에게 몸을 숙이시곤 우리들의 여행이 편안하도록, 그 어느 것도 우리들의 꿈을 방해하지 않도록, 침대 시트의 구김살을 펴주고 눈앞에 어른거리던 그림자와 넘실대는 파도를 없애주셨지요. 마치 하느님의 손길이 바다를 잠재우듯이.”


'어린왕자'의 저자 생택쥐베리가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처럼 세상 모든 어미들은 곤히 잠든 아이의 꿈길이 편안하기를, 젖먹이 아기가 걸을 인생길이 꽃길이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장가를 불러주었을 것이다. 그런 엄마의 딸인 나 역시 언젠가 내 귓가에 숨결을 맞추고 들려주었을 자장가를 기억하며 삶의 역경을 이겨낼 것이고, 나 또한 그런 엄마가 되어보리라 마음 먹어본다.


메신저로 영상통화로 한국으로 닿는 그 길이 너무도 쉽고 짧아진 오늘에도 괜스레 낯부끄러워 고마움을 입 밖으로 꺼내놓기 어려워하는 은 자장가 대신 생택쥐베리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으로 그 말을 대신해 본다.


엄마가 저를 위해 해주신 모든 것에 대해 천 번이고 만 번이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툭하면 심통을 부린다고 제가 배은망덕하다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제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잖아요. 엄마.”



▲ ( 사진: 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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