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데이 황소현 기자] 도서출판 문학공원은 문모근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월요일에는 우체국을 간다’를 펴냈다.
디지털 시대에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을 가는 일은 어쩌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아저씨로 보이거나 아날로그 방식이라 생각할는지 모른다. 문모근 시인이 ‘우체국을’ 고집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극대화하자는 말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극대화하자는 말이다. 그리하여 상대방에 대한 그리움을 극대화시켜 편지를 받는 사람에게 특별한 서정을 선물하면서 본인 스스로에게는 가슴 따스히 사는 방법을 유지시켜 주는 일일 게다.
문모근 시인의 시에는 사람보다는 사물이 등장한다. 문모근 시인의 골목에 등장하는 사물에는 모두 대상이 숨겨져 있다. ‘맥 없는 테이프’는 실물경기이고 ‘신축공사장’은 경기가 좋아질 것에 대한 기대감이며 ‘옥수숫대’는 희망, ‘호박잎’은 고향, ‘잠자리’는 유년, ‘해그림자’는 그리움, ‘개미행렬’은 서민, ‘고양이’는 이방인 혹은 관찰자로 문 시인은 사람을 들여놓지 않고도 충분히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문모근 시인은 시집에서 ‘갓길’을 소재로 한 시리즈를 여러 편 선보이고 있다. 문모근 고속도로의 속도는 제한이 없었다. 무조건 빠르게 가족을 행복이라는 목적지로 실어 날라야만 했다. 때문에 그의 몸은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가 갓길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은 이제 여유를 가져보자는 것이다. 날아가는 기러기 떼도 보고 흰 구름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아보려는 것이다. 새싹이 돋는 산과 녹음이 무성해지는 산과 낙엽이 물드는 산과 눈발을 견뎌온 자신의 인생 산맥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인생 그림을 그리고 싶은 것이다.
울산북구문학회 회장을 역임한 문모근 시인은 천상병귀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시집으로 ‘사랑, 자유, 삶 그리고 나’, ‘가슴에 기대고픈 사람이 어디 없으랴’, ‘새벽비’, ‘호계동사람들’, ‘월요일에는 우체국을 간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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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ailytoday.co.kr/news/view.php?idx=39437기사등록 2020-09-14 11:3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