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키의 애증(愛憎) 살롱] “술 한잔 할까요?"
‘이비키의 애증살롱’은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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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비키 두배더컴퍼니 대표
part4. 술버릇
매칭 신청을 하신 후 본인 프로필을 작성할 때 ‘주량’을 체크하는 부분에 보통 술을 못 마신다거나 안 마신다고 기재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물론 정말 술을 좋아하지 않거나 못 마시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실제로 본인 주량과는 조금 다르게 기재하는 경우가 꽤 많은 듯하다. 그렇게 허위기재(?)를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일까?
얼마 전 매칭 성공하신 여성회원 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개인적으로 나이도 같고 공통점이 많았기에 잘되시길 바라며 나름 신경 써서 주선을 해드렸던 터라 아무 의심 없이 전화를 받았는데 그 여성회원으로부터 정말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네, 안녕하세요? 제가 이런 얘길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일단 비키님은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요.”
“무슨 일 있으세요? 말씀 해 보세요.”
“얼마 전에 매칭이 된 분이랑 잘 만나고 있었는데요, 사실 그분이 프로필에 술을 못 드신다고 해서 저도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그러려니 했거든요. 근데 엊그제 그분이 친구들 모임이 있는데 만나는 사람 생겨서 소개 시켜주고 싶다며 같이 가자고 하길래 갔는데 거기서 안마시던 술을 마시기에 기분이 좋은가 싶어서 저도 분위기 맞춰가며 같이 자리했는데 자리 끝나고 친구들 보내고서 잠깐 앉아보라더니 저를 무슨 업소 종업원 취급하면서 욕까지 하더라고요.”
나름 침착하려 애쓰며 조곤조곤 말을 이어가던 회원분의 목소리가 점점 흥분되고 있는 게 그대로 느껴져서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될지 순간 막막했다.
“그런 일이 있었어요? 어쩜.. 전혀 그런 분이 아닌 걸로 알았는데..”
사실 그 남성회원의 경우 1박2일 여행 이벤트 등에도 참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매번 여성회원 뿐만 아니라 남성회원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이 될 정도로 매너 좋고 겸손하며 신분도 확실한 분이라 전혀 그런 의심을 할 수가 없었기에 나또한 너무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저도 사실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나게 돼서 기분 좋았었는데 진짜 이런 일이 생기니까 너무 어이가 없더라고요, 어쨌든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려요.”
“네.. 너무 죄송하고 감사해요. 제가 확인해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소개팅이던 맞선이던 남녀 간의 만남에 있어 상대방을 100% 다 알고 만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 이런 돌발적인 상황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모를 일 일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다 가려지지 않는다는 건 어린 아이들도 아는 사실임을 어른인 우리가 모르는 척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세상은 넓지만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르는 게 우리 인생이니 어리석은 생각은 버리고 현명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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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ailytoday.co.kr/news/view.php?idx=39418기사등록 2020-09-13 15: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