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리학당 오원재의 삶 풀이]
2020 경자년은 흰색 수컷 쥐띠 해
역리학당 오원재에서 허정(虛靜)
“하늘이 준 운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君子)가 되지 못한다(子曰不知命, 無以爲君子也).” 군자와 소인을 명확히 구분해준 공자님의 말씀은 진리로 통용된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사람을 어찌 재능을 갖춘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운명을 아는 사람은 나아갈 때 나아가고 물러날 때 물러나 재앙을 입지 않는다. 그런데 타고난 운명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구분하지 못하고 눈앞에 이익을 추구하다가 입지 않아도 될 재앙을 입는다. 그러나 인간의 의지와 노력과는 관계없이 저절로 이루어[無爲]지는 천명 즉 운명을 알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운명을 알기위한 방법은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출생 연월일시로 저절로 이루어[無爲]지는 운명을 예측하는 사주팔자도 그 중에 하나인 건 분명하다. 근거 없는 ‘미신이다.’ 완성된 ‘자연철학이다.’ 이견이 분분한 사주팔자지만, 시간에 따라 변하는 음양오행의 기운을 계산해 저절로 이루어[無爲]지는 운명[天命]을 예측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사주팔자로 한 해의 운세를 점쳐보는 풍습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 볼 수 있다.
*우리 국민 약 600만 명 헛점 본다!
그렇다고 장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알게 모르게 아픈 상처도 많이 남겼다. 동지(冬至)로 정해야 할 그 사람의 띠[年柱]를 천문학적인 근거도 없이 입춘(立春)으로 정해, 동지와 입춘 사이에 출생한 우리 국민 약 600만 명은 자신의 출생 띠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평생을 살게 했고, 나쁜 운세를 좋은 운세라고 했으며, 또 나쁜 날을 선택해 이사, 결혼 등을 치르게 한 것 등이 그것이다.
지난 12월 22일 동지(冬至)부터 시작된 경자(庚子)년은 흰색 수컷쥐띠 해가 된다. 왜 하필 흰 수컷쥐띠 해일까. 10개의 천간 중에 일곱 번째인 경(庚)은 백색이 되고, 12지지의 첫 번째인 자(子)는 쥐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경자(庚子)년은 강한 경금(庚金)이 물[子水]을 만나 물속에 깊이 잠기는 해가 된다. 따라서 썩은 고기를 찾는 까마귀와 독수리는 둥지를 잃어 방황하고,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는 까치는 새 둥지를 얻는 형국이다. 그동안 음지에 있던 사람들과 양지에 있던 사람들의 지위가 뒤바뀔 전망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수신(修身)해온 사람들은 일신월성 할 기회가 마련되지만, 양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사람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신세가 될 전망이다.
*역사로 본 쥐띠 해
쥐띠 해의 역사를 보면 2020 쥐띠 해 역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48년 쥐띠[戊子] 해에는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었다. 1960년 쥐띠[庚子] 해에는 3·15 정부통령 부정선거가 있었고, 4·19혁명이 있었으며, 5월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으로 망명했다. 1972년 쥐띠[壬子] 해에는 남북 공동성명이 있었고, 1984년 쥐띠[甲子] 해에는 LA올림픽 10위를 했으며, 1996년 쥐띠[丙子] 해에는 전·노 전 대통령이 기소되었다. 2008년 쥐띠[戊子] 해에는 숭례문 화재사건이 있었고, 5월에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집회가 있었다.
*주역으로 보는 수컷 쥐띠 해의 운세
흰색 쥐띠 해인 경자(庚子)년은 진괘(震卦)의 납음이 된다. 그래서 세찬 불이 바람[風自火出]을 일으키는 형상을 의미하는 풍화가인(風火家人)괘가 된다.
아래 불의 기운이 위 나무의 기운을 태워 바람을 일으키는 괘이다. 그 기세는 당당하나 ‘달리던 말이 길을 잃어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운 형상[行馬失路, 前行可難]이니’ 실익은 없고 소문만 무성하다.
도약의 계기는 마련되는 좋은 운세에 속하지만, 독단은 실패만 초래한다. 적극적인 내조가 있는 사람은 만사형통하게 되지만, 내조가 없으면 가정불화는 물론이고, 친인척 간에 다툼이 생긴다. 성급은 금물, 한 걸음 물러나서 때를 기다리며 수신(修身)에 힘쓰면 반드시 귀인이 도와주어 욱일승천할 기회가 마련된다. 반면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지 않고 서두르는 사람은 진퇴양난에 빠지는 운세가 된다.
*경제 전망
최저임금 등으로 촉발된 불안 심리는 창업과 신규투자를 위축시켜 중소 영세 상인들과 서민경제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 경제의 기본 틀은 유지돼도 비정규직, 노사, 노노갈등으로 인한 의견 대립은 정면대결로 치달을 것으로 점쳐진다.
경제 규모는 늘어나도 하반기에는 경기침체의 골은 깊어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큰 부자[재벌]는 천명을 받아야 되지만 작은 부자는 부지런하면 된다(大富由天小富由勤).”고 한 선현들의 말씀을 고려하면 성실한 사람은 오히려 ‘작은 것을 쌓아 크게 이루는(積小成大)’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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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ailytoday.co.kr/news/view.php?idx=30073기사등록 2020-01-04 16: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