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데이 황소현 기자] 박영민 상임지휘자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말러 교향곡 제9번’을 음반으로 출시하였다.
이번 음반은 지난 11월 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박영민의 말러 제9번’ 연주회의 실황 녹음으로 박영민이 지휘한 부천필의 4번째 음반이다. 박영민과 부천필은 ‘말러 교향곡 제6번 비극적’을 시작으로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 ‘말러 교향곡 제2번 부활’을 소니 클래시컬에서 출시한 바 있다.
9번째 교향곡을 작곡한 후 운명을 달리했던 당대 작곡가들의 징크스에 두려움을 느낀 말러는 ‘교향곡 제9번’을 인생에 대한 작별인사로 여기며 작곡하였다. 순서로 따지면 그의 교향곡 8번과 9번 사이에 작곡된 ‘대지의 노래’가 9번을 달았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말러가 이 곡에 번호를 붙이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그의 심적인 부담을 추측할 수 있다.
앞선 작품인 ‘대지의 노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에서 사용한 선율을 다시 등장시켜 작곡했기 때문에 교향곡 9번을 포함한 이 세 곡은 ‘고별의 3부작’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죽음을 직면한 두려움 속에서도 구원을 발견하고자 했던 말러의 절실한 마음과, 한편으로는 자연의 순리를 거역할 수 없는 유한한 존재로서의 초연한 체념이 담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박영민과 부천필은 ‘박영민의 말러’ 시리즈를 통해 그동안 클래식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정기연주회와 음반 출시를 통해 꾸준히 말러 교향곡 연주를 이어온 부천필은 ‘말러 교향곡 9번’ 역시 정공법으로 오리지널리티에 가까운 해석에 충실했다.
음악학자 정이은 교수는 “박영민과 부천필은 세밀하게 다듬어진 음향으로 말러의 마지막 교향곡이 던지는 질문들, 탐미적 아름다움과 쓰디쓴 통렬함, 소리와 침묵, 궁극적으로는 삶과 죽음의 경계로 우리의 생각을 이끈다”고 하였으며, 강지영 박사는 “죽음과 삶, 절망과 환희와 같은 양가적인 말러의 음악세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말러의 생애 말년에 작곡된 9번 교향곡의 변화무쌍한 색채를 민첩하게 포착하여 극적으로 표현하였다”고 평했다.
이번 레코딩은 부천필과 여러 차례호흡을 맞춰온 세계적인 톤마이스터 최 진이 참여하여 더욱 정교하게 세공된 연주로 전세계 팬들에게 다시 한번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앨범에는 각 악장이 담긴 4개의 트랙과 더불어 연주회 스틸컷과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음악평론가 김문경의 해설이 수록되었다.
한편, 2020년 올해 박영민과 부천필은 말러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대지의 노래‘를 비롯하여 ’천인교향곡‘으로 잘 알려진 ’교향곡 제8번‘을 연주하며 2015년부터 시작한 ’박영민의 말러‘ 시리즈 사이클을 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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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ailytoday.co.kr/news/view.php?idx=30032기사등록 2020-01-03 12: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