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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美生] 할머니의 눈물 어린 화장, 그리고 새로운 다짐
  • 기사등록 2019-08-18 15: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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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美生은 아름다운 자신감을 찾는 이야기로 독자 여러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조원경 뷰티 칼럼니스트]  메이크업을 하다보면 정말 많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행복한 인생을 꾸려나갈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 졸업 사진을 찍는 대학생, 면접을 보러 가는 새내기 사회 초년생들, 여러 방송인들, 음악가들, 무용가들 정말 다양한 직업의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노소를 지금껏 만나왔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사람이 있다.


▲ *해당 사진은 본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needpix )


어느 날, 가족사진 촬영을 위해 예쁘게 단장하고자 한 가족이 찾아왔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 한 노부부 그리고 그분들의 장성한 두 아들 부부와 딸 부부 그들의 아이들까지 열 두세명으로 기억한다.

 

가족들 메이크업을 시작하려는데 할아버님께서 손을 꼭 잡으며 어렵게 입을 여셨다.

 

무슨 일인가 싶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자, 손주들까지 다같이 모여 가족사진을 찍게 되어 행복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부인, 할머님의 영정사진도 찍으려고 한다며 눈시울을 붉히셨다. 그러니 예쁘게 잘 부탁한다고 하셨다.

 

울컥해서 알겠다고 대답도 잘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할머니께서는 메이크업을 받으시는 내내 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셨다.  그러면서 당신은 결혼식도 못 올리고 살았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화장을 받아본다며 이게 무슨 호강인지 모르겠다고 농담도 하시며 잠시 젖어든 슬픈 분위기를 걷어내려 웃으셨다.


▲ ( 사진: pixabay / 데일리투데이 사진부 DB )


나 역시 첫 화장을 제가 해드리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말씀드리며 재밌게 메이크업을 해드렸다.

 

기억을 더듬으니 벌써 7,8년 전 일이다. 건강이 별로 좋지 않으신 할머님의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서린다.

 

할머님의 첫 화장을 해드린 이후 그때부터 나에게는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아진 요즘, 끼니도 제때 못 드시고 여름에는 찜통 더위 속에서, 겨울에는 온기 없는 냉랭한 쪽방에서 계절을 나고 계신 그분들을 위해 도움을 드리고 싶다,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분들이 마지막을 준비하실 수 있도록 영정 사진 촬영과 메이크업을 도와드리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내가 가진 재능 혹은 능력으로 간절한 누군가에게 손길을 내밀 수 있다면 정말 큰 축복이 아닐까 싶다.

 

처음 화장대에 앉는 소녀들부터 마지막 단장을 준비하는 여인들까지, 얼굴도 마음도 아름답게 만져주고 싶다.

 

 

/ 뷰티 저널리스트: 조원경 메이크업 아티스트

sonim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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