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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투데이] 인권위,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신설 발표
  • 기사등록 2019-01-22 20:23:30
  • 기사수정 2019-01-22 20: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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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김영성 기자 )


[데일리투데이 이정석 기자] 조재범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행 사태를 비롯해 빙상계 뿐만 아니라 스포츠계 내에서 폭행 및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이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함은 물론 인권위 산하 스포츠 인권 특별조사단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22일 국가인권위원회 본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연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더는 방관하지 않고 안일한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신설하고 1년동안 사건조사 및 제도개선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입장전문]


한 선수의 일상을 전인격적으로 지배함으로써 피해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일생동안 지속되는 스포츠분야 폭력성폭력의 특수한 구조는 이미 10여 년 전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서 밝혀졌음에도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스포츠분야 폭력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은 이제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방관이나 안일한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입니다.


스포츠분야 폭력성폭력은 일회성우발적이라기보다는 구조화된 체계 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메달이나 입상 등 성과 중심적 문화는 폭력에 대한 면죄부가 되고, 이들 폭력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성폭력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피해자는 명백한 폭력과 성폭력에 대해서도 저항하기 힘들며, 피해 사실을 제3자에게 알리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든 관습과 구조가 있습니다. 그리고 폭력은 대물림됩니다.


사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712학생선수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정책권고를 제시하고, 이를 반영한 KBS '스포츠와 성폭력에 관한 인권 보고서' 프로그램이 20081월 방송되면서부터 스포츠분야 폭력과 성폭력 문제가 본격적인 사회적 공론의 장에 올랐습니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는 200811월 중고등학교 학생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와 더불어 학생선수 인권종합대책을 발표하였고, 최종적으로 이 모든 활동을 집대성한 결과물로서 2010년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권고한 바 있습니다.


대한체육회도 선수권익보호팀을 신설하고 스포츠인권포털을 개설하여 신고를 접수하는 등 형식적으로나마 자율적인 신고와 조사 체계를 갖추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기는 했습니다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만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도 현재와 같은 암울한 상황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권고 이행에 소홀했던 정부와 대한체육회뿐만 아니라, 권고 이행 여부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국가인권위원회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의 유사한 피해는 발생하면 안 됩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위원회 산하에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및 여성가족부 등 정부부처 공무원도 일부 파견 받아 구성하며, 1년 동안 기획조사, 진정사건 조사 및 제도개선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합니다.


특별조사단의 핵심 과제는 피해와 가해의 현 실태를 정확히 밝힌 후,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것입니다. 개선안의 이행을 끝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특별조사단은 현재 드러난 피해사례 외에도 신고가 접수되면 적절하고 신속하게 조사하고, 직권조사 권한도 동원하며, 필요하면 가해자 처벌 등 구제조치도 취할 것입니다. 특별조사단의 업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빙상과 유도 등 최근 문제가 된 종목의 전수조사를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의 실태조사를 실시하겠습니다. 실태조사의 1차적인 목적은 실상을 정확히 드러내는 데 있지만, 그 궁극적 목표는 확실한 개선 대책 마련에 있습니다. 민간 전문가와 선수 당사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둘째, 피해 접수 및 상담은 전국적 단위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성폭력성희롱 접수창구와 연계될 수 있도록 체계화 하겠습니다. 해바라기센터에 접수되는 성폭력 사건이 경찰과 직접 연계되어 처리되는 방식과 유사하게, 스포츠 인권 관련 폭력성폭력 사건은 전담 조사기구와 연계하는 등 새로운 신고 접수 시스템을 마련하겠습니다.


셋째, 실태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용기를 내어 법적 절차를 밟기를 원한다면 신속하게 조사 및 구제 조치를 취하고, 그리고 가해자 처벌을 위한 법률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독립적이고 상시적인 국가 감시 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피해자들이 오랜 동안의 피해를 혼자 감내하다 힘들게 용기를 내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채 다시 좌절하는 지금과 같은 구조를 없애야 합니다. 피해 발생 즉시 피해자 스스로 믿음을 갖고 찾아 가며, 상담조사인권교육이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상시적인 국가 감시 체계가 마련되도록 하겠습니다.


국가는 폭력과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훈련 환경을 만들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이 미흡했습니다. 정확한 실태파악부터 시작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제도개선, 그리고 국가적 감시 시스템을 완전하게 정착시키는 중장기 계획까지 차근차근, 긴 호흡으로, 그렇지만, 최대한 빨리 만들어 가겠습니다.


정부는 특별조사단 업무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충분히 지원하고, 별도의 범정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랍니다.


이제 제대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good1985@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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