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데이 강인범 기자] 재임시절 재판거래 및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등 ‘사법농단’ 중심에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피고인의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사법부의 수장이 사건 혐의의 피고인으로서 검찰에 출두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11일 오전 9시경 양승태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15분 인근 거리에 위치한 대법원 앞에서 5분간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법원 앞에는 양승태 전 원장의 회견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이 찾아와 발표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검찰 출두 전 입장발표를 대법원 앞에서 진행하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고 일고 있는 와중에도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의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법원을 한번 들렀다가 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다”며 별다른 뜻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기간동안 일어난 일로 인하여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 일로 많은 법관들이 상처를 받고 여러 사람들이 수사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데 참담한 마음이다. 본인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니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마지막으로는 현 사법농단의 여론이 부정적임을 의식한 듯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랄 뿐이다. 상황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앞으로 사법의 발전이나 체계를 통해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희망이 있다”며 서둘러 회견을 마쳤다.
회견 후 취재진의 ‘정권 의혹이 없다며 여전히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질문에는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재차 부정했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은 곧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청사 앞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없이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는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이 진행하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임 기간동안 2015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재판, 2012년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재판 관여 및 사법행정에 반대의견을 표하는 판사들에게 인사성 불이익을 주는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받고 있다.
특히 재판 관여 부분에서는 상고법원 도입을 목적으로 법원 행정처를 앞세워 청와대와 '모종의 거래'를 결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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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ailytoday.co.kr/news/view.php?idx=22164기사등록 2019-01-11 11:5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