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NEW-人터뷰] ‘나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
New Face: 신인 서정아
외로움을 이기려 추었던 ‘춤’
원래는 춤을 췄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난 춤에 관심이 매우 많았다. 방에서 나 혼자 거울을 보면서 췄다. 이 때 당시에 우리 가족은 인도네시아로 이사를 갔을 시절이었다. 외딴 나라에 떨어져 언어적으로 힘들고 바뀐 환경 때문에 적응이 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 나는 어쩌면 난 ‘춤’ 이라는 하나의 표현 방식으로 그 스트레스들을 해소 시켰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남몰래 나만의 꿈을 키워왔다. 그렇다고 춤만 추고 싶어 하던건 아니었다. 노래도 하고 싶었다.
난 그냥 나를 보여주는 직업이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난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낮가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 앞에서 날 보여 줘야 하는 직업을 원하면서, 부끄러워하고 낯을 가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모순적이다. 근데 그 부끄러워하는 성격과는 다르게 이상하게도 무대에만 올라가면 내가 달라졌다. 긴장이 하나도 되지 않고, 그냥 그 순간 오히려 그 위에서 난 나를 놓고 즐길 수 있었다.
고민많던 시절을 위로해주며 나타난 꿈, '배우'
고등학생부터는 댄스팀을 꾸려 친구들을 지도해 여러 번 교내 무대에 올렸다. 당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무대 위에 오르는 일의 즐거움이 더 컸던 나는 학업에 집중하길 바라는 부모님과 많이 부딪쳤다. 그런 나를 보신 고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나와 몇번 면담을 진행하시더니, ‘공부 말고 다른 길은 어떻겠느냐. 너는 끼가 많고 표정이 자유롭고 다양하니 연기를 한번 생각해봐라.’ 라고 추천해주셨다.
사실 내가 이전까지만 해도 전혀 연기에 관심이 없었다. 담임 선생님의 말씀을 계기로 머릿속에서 뭔가 퍼뜩 떠올랐다. 그때부터 홀린 듯 영화나 드라마를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배우라는 직업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제대로 배울 만한 곳이 없어 거의 독학으로 인터넷에서 여자 독백 대사 같은 것을 찾아보며 읽어 보기도 하면서 공부했다. '햄릿', '리어왕', '시련', '바냐 아저씨' 등 여러 희곡들도 많이 읽어보았다. 자꾸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내 모습이 상상이 가는데 그게 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난 고민 끝에 부모님과 상의 후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에 입학을 했다.
5색찬란한 작품들과의 만남 그리고 연기를 시작하며 배운 사회생활
연극은 총 다섯개의 작품을 했다. 1학년 때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올모스트 메인’ , 창작극 ‘나이롱 사람들’ 그리고 2학년 때는 ‘산의 거인족’ , ‘고도를 기다리며’ , ‘시련’ 등에서 연기를 펼칠 기회를 얻었다. 연극 '시련' 같은 경우에는 제작 실습이라서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 연극을 올릴 수 있었다. 가장 힘들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기도 하다. 극 중 베티라는 역할을 맡았다. 큰 비중은 아니었지만 나를 돋보이게 하는데 성공했다. 정말 많은 분석과 고민이 필요했던 역할이어서 정말 힘들었고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작품이다. 그렇지만 스트레스 받은 것 보다도 더 성장을 했다.
연극 외에도 학교 10분 영화 ‘ 너가 죽어야 하는 이유'에도 출연하게 되어 카메라 연기를 한 경험이 있다. 내 생애 첫 카메라 연기이자 영화였다. 카메라 연기는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카메라에 감정이 나올 수 있는지 배운 것 같다. 그리고 ‘판토스’ 라는 마임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다. 매년 열리는 춘천마임축제에 코러스로 참가했고 동계워크샵에서 조명 오퍼를 하기도 했다. 연기는 정말 많이 배웠고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 연기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연기 이외에 배운 것이라면 약속에 대해 많이 배웠다. 단체 생활이 가장 힘들었다. 1학년 땐 아침청소라고 매일 매일 새벽같이 나가 스튜디오 청소를 했다. 말로만 들어봤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잠을 못자는 게 너무 힘들었다. 연습이 새벽에 끝나는데 청소하러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죽을 맛이었다. 그렇지만 배운 것들은 많다. 단체 생활에 있어 시간약속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난 친구 만날 때나 어떤 약속이 생겼을 때 절대 지각하지 않는다.
*뉴페의 노트: 캐릭터를 분석하는 나만의 방법
나는 대본을 받으면 먼저 내가 받은 캐릭터를 실존 인물로 만든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어떻게 생겼나 생김새를 먼저 정하고, 그리고 평소의 가치관이라든지 좌우명 등 내면의 성격을 정한다. 내면의 성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 마음대로 정해버리면 나중에 연기를 하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본을 열심히 분석하고 봐야한다. 캐릭터가 뱉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캐릭터를 실존 인물로 만들어줄 중요한 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나이의 사람들을 영상으로 찾아보거나 면담을 한다.
이정석 기자 good1985@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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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ailytoday.co.kr/news/view.php?idx=19611기사등록 2018-09-26 17:49:01